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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정치현실, 이미지 지금 다시 보는 특별시민

by sydneypapa 2025. 10. 19.

영화 특별시민 포스터
영화 특별시민 포스터

 

2017년 개봉한 영화 〈특별시민〉은 한국 정치영화 중에서도 유독 현실감 있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기억되는 작품입니다. 박인제 감독이 연출하고, 최민식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정치인 ‘변종구’의 이야기를 통해 권력, 이미지, 대중조작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과감하게 파헤칩니다. 당시에도 사회적 반향이 컸던 작품이지만, 2025년 현재 정치와 미디어의 관계가 더욱 복잡해진 이 시점에 다시 봤을 때, 이 영화는 예언처럼 느껴질 정도로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최민식

〈특별시민〉의 핵심은 단연 최민식의 연기력입니다. 그는 영화에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변종구’ 역을 맡아, 권력에 중독된 정치인의 이면을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변종구는 표면적으로는 시민을 위한 정치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정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거짓과 위선, 조작을 서슴지 않는 인물입니다. 최민식은 이 복잡한 인물을 표정과 말투, 억눌린 분노 속에서 완벽하게 소화해 냅니다.

특히 유권자 앞에서 보여주는 카리스마 넘치는 미소와, 캠프 내부에서의 냉정하고 이기적인 모습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이미지 정치’의 본질을 관객에게 강하게 인식시킵니다. 그의 연기는 단순한 캐릭터 연기를 넘어서서, 실제 한국 정치에서 볼 수 있는 인물군을 보는 듯한 리얼리티를 선사합니다.

정치현실

〈특별시민〉은 정치라는 시스템의 허상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선거 캠페인의 기획, 프레임 세우기, 후보 이미지 조작, 언론 플레이, 네거티브 전략 등 실제 정치판에서 사용되는 수단들을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감 있게 묘사합니다. 이로 인해 관객은 정치가 얼마나 철저하게 기획되고 설계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윤리적 경계를 넘어서는지를 체감하게 됩니다.

작중에서는 내부 갈등도 주요 서사로 등장하는데, 선거캠프 안에서 일어나는 권력투쟁과 기획자의 교체, 갈등과 배신 등의 서브플롯은 실제 정치조직 내부에서 일어날 법한 생생한 현실을 반영합니다. 정치가 결국 ‘사람의 싸움’이라는 점에서, 영화는 권력 그 자체보다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그로 인한 추악한 모습에 더욱 집중합니다.

2025년 현재, 우리는 정치인들의 SNS 이미지, 연출된 퍼포먼스, 전략적 사과와 같은 ‘정치적 장면’을 매일 접하고 있습니다. 그런 시대적 상황에서 〈특별시민〉은 정치가 어디까지 연기이고, 어디서부터 진심인지 되묻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이미지

영화의 제목 ‘특별시민’은 단순히 서울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의미를 넘어, 시민 위에 군림하려는 ‘특별한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는 이미지 정치의 위험성과 허구성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변종구는 시민의 친구, 유쾌한 리더, 소통하는 시장이라는 이미지를 철저히 기획해 만들어갑니다. 그 이미지는 매스컴을 통해 유포되고, 유권자들은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입니다.

이 과정은 오늘날 ‘미디어 정치’의 흐름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단어 선택 하나, 웃는 표정 하나까지 계산된 정치 마케팅 속에서 진심은 점점 더 사라지고, 정치인은 브랜드처럼 포장됩니다. 영화 속 광고회사 출신의 선거 전략가 캐릭터도 이러한 포장 작업의 핵심을 담당하며, 정치와 마케팅의 결합이 얼마나 치밀하고 냉정한지를 보여줍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이미지가 무너질 때의 공포 또한 영화 속에서 매우 실감 나게 묘사된다는 것입니다. 단 한 장의 사진, 한 문장의 실언, 한 번의 분노가 완벽히 쌓아 올린 이미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인은 사실상 이미지에 종속된 존재라는 현실이 드러납니다.

결론

〈특별시민〉은 정치영화라는 장르를 빌려, 권력의 속성과 이미지의 위험성, 그리고 대중의 무관심 속에서 자행되는 조작의 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수작입니다. 최민식의 몰입감 넘치는 연기, 박인제 감독의 냉철한 시선, 사실적인 연출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정치가 곧 콘텐츠가 되어버린 이 시대, 우리는 어떤 리더를 선택하고 있는지 다시 돌아보게 하는 영화. 지금 이 시점에 꼭 다시 볼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